9월3일 미국증시 반등, 엔비디아는 오르고 브로드컴은 급락한 이유
요즘 미국증시를 보고 있으면 참 묘하다는 생각이 든다. 지수만 보면 크게 무너진 것도 아닌데, 막상 계좌를 열어보면 생각보다 답답한 종목이 많다. 뉴스에서는 시장이 버티고 있다고 하는데 내가 가진 종목은 왜 이 모양인가 싶은 분들도 있을 것이다.
나도 시장을 볼 때마다 같은 생각을 한다. 결국 지금은 지수 하나만 보고 좋다, 나쁘다를 말하기 어려운 장이다. 대형주 일부가 지수를 받치고 있을 뿐, 시장 안쪽에서는 업종과 종목에 따라 분위기가 완전히 다르다.
내가 지금 미국증시에서 가장 먼저 보는 것은 3가지다. 미국 10년물 국채금리, 빅테크의 실제 실적, 그리고 반도체 조정의 깊이다. 이 3가지만 잘 봐도 시장이 왜 흔들리는지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자료 기준으로 지난 한 달 동안 S&P500은 0.03%, 다우지수는 0.37% 상승했다. 거의 제자리걸음이라고 봐도 되는 수준이다. 그런데 나스닥은 6.57% 하락했고, 중형주는 2.42%, 소형주는 1.92%, 초소형주는 6.19% 내려갔다.
이 숫자를 보면 지금 시장이 어떤 상태인지 조금 더 선명하게 보인다. 대형 가치주와 에너지, 금융, 경기방어주가 지수를 받치고 있는 동안 성장주와 중소형주는 꽤 큰 조정을 받은 것이다.
그래서 S&P500이 크게 안 빠졌다고 해서 내 계좌도 괜찮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나스닥과 반도체 비중이 높은 투자자라면 지수보다 훨씬 큰 하락을 체감했을 가능성이 높다. 이게 요즘 시장이 사람을 더 지치게 만드는 이유라고 본다.
최근 가장 마음고생이 심했던 쪽은 역시 반도체다. 마이크론은 한 달 동안 약 20%, 샌디스크는 약 40% 하락했고, 일부 반도체 장비주도 20% 안팎의 조정을 받았다.
반도체를 오래 본 사람이라면 이런 급등락이 아주 낯설지는 않을 것이다. 올라갈 때는 세상 모든 돈이 반도체로 들어오는 것처럼 오르다가, 분위기가 바뀌면 아무 이유도 없는 것처럼 빠르게 내려온다.
나는 이번 조정을 반도체 산업의 끝이라고 보지는 않는다. 이전 상승 속도가 너무 빨랐고, 가격 부담도 컸다. 한동안 쉬어가는 과정은 필요했다. 다만 많이 빠졌다는 이유만으로 지금이 무조건 바닥이라고 단정하는 것도 위험하다.
마이크론이나 AMD, 인텔처럼 관심이 많은 종목도 바로 이전 고점을 회복하기보다는 시간을 두고 바닥을 만드는 과정이 필요할 수 있다. 반등이 나오더라도 한 번 더 흔들릴 가능성을 열어두는 편이 마음도 편하고 대응도 쉬워진다.
빅테크라고 해서 모두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것도 아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약 20%, 아마존은 약 12% 상승하며 좋은 흐름을 보였다. 반면 테슬라는 약 26%, 메타는 약 9% 하락했다.
나는 이 차이가 꽤 중요하다고 본다. 이제 시장은 AI라는 단어만으로 높은 가격을 인정해주지 않는다. AI 투자가 실제 클라우드 매출로 이어지는지, 수주잔고가 늘고 있는지, 이익과 현금흐름이 따라오는지를 확인하기 시작했다.
기대감만 있을 때는 종목들이 함께 오르지만, 시간이 지나면 결국 숫자로 증명하는 기업과 그렇지 못한 기업이 갈린다. 마이크로소프트와 아마존이 상대적으로 강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빅테크를 볼 때는 단순히 유명한 기업인지보다 실제 실적이 계속 좋아지는지를 보는 것이 더 중요하다. 비싼 기업은 좋은 실적만으로는 부족하다. 시장이 예상한 것보다 더 좋은 성장까지 보여줘야 한다.
지금 시장을 가장 무겁게 누르는 것은 금리라고 생각한다.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4.71% 수준까지 올라왔다. S&P500의 주가수익비율이 약 19.8배라면 이를 역수로 계산한 이익수익률은 약 5.05%다.
쉽게 말하면 주식에 투자해서 기대하는 수익과 미국 국채에서 받을 수 있는 수익의 차이가 거의 없다는 뜻이다. 주식은 가격이 떨어질 위험을 감수해야 하지만, 국채는 상대적으로 편하게 수익을 받을 수 있다.
이런 상황이라면 큰손들도 굳이 비싼 성장주를 서둘러 살 이유가 없다. 그래서 10년물 금리가 5%에 가까워질수록 성장주와 고평가 종목이 더 쉽게 흔들린다.
반대로 금리가 내려오기 시작하면 분위기는 빠르게 달라질 수 있다. 주식의 매력이 다시 살아나고, 그동안 눌려 있던 성장주와 반도체에도 자금이 들어올 가능성이 커진다. 지금은 주가보다 금리를 먼저 봐야 하는 이유다.
유가도 그냥 지나칠 수 없는 변수다. 미국 평균 휘발유 가격은 갤런당 4.10달러 수준까지 올라왔다. 차를 타고 출퇴근하는 사람에게 휘발유 가격은 바로 체감되는 생활비다.
유가가 계속 높은 상태로 유지되면 소비가 위축되고 물가도 다시 자극받을 수 있다. 물가가 쉽게 내려오지 않으면 연준도 금리를 빠르게 낮추기 어렵다. 결국 유가와 금리, 주식시장은 따로 움직이는 것이 아니다.
중동 긴장이 완화되고 유가가 안정되면 시장은 조금 숨을 돌릴 수 있다. 반대로 갈등이 다시 커지고 국제유가가 급등하면 금리와 주가가 동시에 흔들릴 가능성이 있다.
그래도 시장을 지나치게 비관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자료에서는 실적을 발표한 S&P500 기업 가운데 약 85%가 예상치를 웃돌았다고 설명한다. 기업들이 돈을 못 벌고 있는 것은 아니다.
문제는 시장의 기대치가 너무 높다는 데 있다. 금리가 낮을 때는 적당히 좋은 실적만 나와도 주가가 올랐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 국채금리가 높은 만큼 기업은 그보다 훨씬 강한 성장성을 보여줘야 한다.
실적이 예상에 부합하는 정도로는 부족하고, 앞으로도 계속 성장할 수 있다는 확신을 줘야 한다. 그래서 실적 발표 후 숫자가 좋았는데도 주가가 내려가는 일이 자주 나오는 것이다.
지금 같은 시장에서는 한 번에 큰돈을 넣는 방식보다 여러 번 나눠서 접근하는 편이 낫다고 생각한다. 시장이 방향을 잡기 전까지는 현금도 하나의 포지션이다.
나는 먼저 실적이 확인되는 대형주를 본다. 매출이 실제로 늘고 있는지, 현금흐름이 좋아지는지, 앞으로 받을 주문이 충분한지를 살핀다. 이름이 유명하다는 이유만으로 사기보다는 기업이 버는 돈을 확인하는 것이다.
반도체는 장기적으로 긍정적으로 보더라도 서두르지 않을 생각이다. 급락한 날 한 번에 매수하기보다 가격이 안정되는지 확인하면서 나눠 담는 편이 좋다. 떨어지는 칼날을 정확히 잡는 사람은 거의 없다.
그리고 매일 주가만 확인하기보다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를 함께 본다. 금리가 계속 올라가면 아무리 좋은 기업도 단기적으로는 눌릴 수 있다. 반대로 금리가 안정되면 주식시장 분위기도 생각보다 빠르게 좋아질 수 있다.
내가 바라보는 미국증시는 아직 끝난 시장이 아니다. 기업 실적도 버티고 있고, 장기적으로 성장할 산업도 여전히 많다. 다만 예전처럼 아무 종목이나 사두면 함께 오르는 시장은 지나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지금은 금리와 유가, 고용, 실적을 함께 보면서 기업을 골라야 한다. 시장이 반등했다고 급하게 따라갈 필요도 없고, 며칠 빠졌다고 모든 것을 던질 필요도 없다.
결국 투자에서 가장 힘든 것은 시장을 예측하는 일이 아니라 내 마음을 관리하는 일이다. 오르면 더 사고 싶고, 내리면 전부 팔고 싶어진다. 그래서 처음부터 비중을 나누고 내가 감당할 수 있는 만큼만 투자하는 것이 중요하다.
시장은 늘 흔들린다. 하지만 좋은 기업을 합리적인 가격에 사고 기다리는 기본은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지금은 서두르기보다 한 걸음씩 확인하면서 가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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