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27일 미증시 : 엔비디아 실적 또 사상 최대…진짜 중요한 숫자는 962억달러가 아니었다
주식하다 보면 참 희한하다. 이제는 더 못 버티겠다 싶어 손절 버튼에 손이 갈 때쯤, 시장이 갑자기 고개를 든다. 오늘 미국증시가 딱 그런 하루였다.
최근 며칠 동안 기술주와 반도체주가 꽤 세게 맞았는데, 오늘은 언제 그랬냐는 듯 매수세가 들어왔다. 다우지수는 1.19%, 나스닥지수는 2.78% 올랐고 S&P500도 함께 상승했다.
이번 상승을 단순한 하루짜리 반짝 반등으로만 보기는 어렵다. 나스닥이 200일 이동평균선 부근에서 바로 반등했고, 잠시 무너졌던 박스권 안으로 다시 들어왔기 때문이다.
쉽게 말하면 시장에서 돈이 완전히 빠져나간 게 아니다. 기술주가 흔들릴 때는 금융주와 에너지주로 돈이 움직였고, 반도체 가격이 싸지자 다시 빅테크와 성장주로 매수세가 돌아왔다.
시장 밖으로 도망간 돈이 아니라 시장 안에서 자리를 바꾸고 있는 돈이라는 뜻이다. 이런 흐름이라면 미국증시의 상승 여력이 완전히 사라졌다고 보기는 어렵다.
물론 이제부터 무조건 오른다는 뜻은 아니다. 장기금리가 여전히 높은 데다 국제정세도 편안하지 않다. 그래도 지수가 밀릴 때마다 아래에서 받아주는 손이 있다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오늘 시장은 기술주가 약 5.59% 오르며 분위기를 이끌었다. 최근 5~6거래일 동안 많이 하락했던 만큼 반발 매수세도 강하게 들어왔다.
장 초반에는 살짝 눌리는 모습이 나왔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상승폭이 커졌다. 겁을 먹고 기다리던 투자자들이 반도체와 빅테크를 다시 사기 시작한 것이다.
경제지표도 생각보다 나쁘지 않았다.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예상치 20만1,000건보다 적은 19만7,000건을 기록했다.
개인소비는 2.1% 증가했고, 미국 내 최종판매도 3.9% 늘었다. 미국 소비가 아직 버티고 있고 경기의 기본 체력도 쉽게 무너지지 않았다는 이야기다.
다만 개인저축률이 2.7%로 4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까지 내려간 점은 신경 써야 한다. 물가 부담 때문에 사람들이 저축을 꺼내 생활비로 쓰고 있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 지수 | 등락률 | 흐름 |
|---|---|---|
| 다우지수 | +1.19% | 대형 가치주 중심 반등 |
| 나스닥지수 | +2.78% | 반도체·빅테크 강세 |
| S&P500 | 상승 | 박스권 하단 방어 |
특히 눈여겨볼 부분은 S&P500 구성 종목 가운데 약 71%가 200일 이동평균선 위에서 거래되고 있다는 점이다.
겉으로 보이는 지수는 답답했지만 시장 내부까지 전부 망가진 것은 아니라는 의미다. 특정 기술주와 반도체주가 크게 흔들리면서 지수가 약해 보였을 뿐, 전체 종목의 체력은 생각보다 괜찮았던 셈이다.
오늘 가장 화끈하게 움직인 곳은 단연 반도체였다. 마이크론은 약 18%, 샌디스크는 24~25%, 웨스턴디지털은 15%, 씨게이트는 약 11% 상승했다.
일부 반도체 장비주도 17% 안팎으로 뛰었다. 많이 하락했던 종목을 중심으로 강한 저가 매수세가 들어온 것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약 15% 급등했다. 애저 매출이 43% 증가했고, 자본지출은 시장 예상보다 낮게 나왔다.
돈은 예상보다 덜 썼는데 매출과 이익은 늘었다. 투자자들이 가장 좋아하는 그림이 나온 셈이다. AI 투자가 단순한 기대를 넘어 실제 수익으로 연결되고 있다는 평가도 받을 만했다.
반대로 메타는 약 9% 하락했다. 주당순이익은 6.18달러로 시장 예상치 7.20달러를 밑돌았다.
AI 투자 비용은 계속 늘어나는데 현금흐름은 줄었다. 시장은 이제 AI라는 이름만 붙었다고 무조건 박수를 쳐주지 않는다. 투자한 돈이 실제 매출과 이익으로 연결되는지를 따지기 시작했다.
아마존은 매출 2,006억달러를 기록해 예상치 1,964억7,000만달러를 넘어섰다.
AWS 매출도 422억달러로 예상치 405억달러를 웃돌았다. 본업과 클라우드 사업 모두 숫자는 괜찮았다.
다만 다음 분기 매출 전망이 약 2,020억달러로 시장 예상치 2,041억달러에 못 미쳤다. 실적은 잘 나왔지만 앞으로의 기대치를 확 끌어올릴 정도는 아니었다.
이런 날에는 마음이 급해진다. 어제까지 무서워서 못 샀는데 오늘 주가가 10%, 20%씩 오르면 나만 놓치는 것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급등한 종목을 뒤늦게 따라가면 작은 흔들림에도 마음이 불편해진다. 차라리 실적과 현금흐름이 확인되는 기업을 정해두고 조정이 나올 때 나눠 사는 편이 낫다.
반도체와 메모리는 AI 데이터센터 투자와 HBM 수요가 이어지는 한 장기 흐름이 완전히 꺾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렇다고 한 번에 몰아넣을 필요도 없다.
장기금리가 다시 오르면 기술주가 한 번 더 흔들릴 수 있다. 그러니 오늘 반등만 보고 모든 위험이 사라졌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결국 시장은 늘 겁을 주는 자리에서 기회를 만들곤 한다. 오늘 반등이 새로운 상승의 시작인지, 잠깐 쉬어가는 기술적 반등인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
다만 공포 때문에 실적 좋은 기업까지 헐값에 던질 필요는 없다는 생각이다. 시장이 흔들릴수록 기업의 매출, 이익, 현금흐름을 차분하게 확인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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